우주적 그리스도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주적 그리스도이시다. 마태복음 28장 18절에서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다” 신약성경 서신서인 빌립보서, 골로새서, 에베소서에서도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온 우주를 총괄하시고, 다스리시고, 완성하신다는 <우주적 그리스도>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영성은 우주적 영성이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지금 여기 모든 물질과 역사 속에서 성례전적으로 임재하신다. 그 임재는 모든 만물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사랑의 현존이기도 하다.
우주적 그리스도는 기독교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에서 예배와 찬양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역사속에서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충만함을 이루는 생명의 모임이다. 가장 포괄적인 종교에 대한 정의는 <인간의 궁극적 관심>이라고 말한다. 신학자 틸리히는 모든 인간은 영적 깊이의 차원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종교는 모든 영역에 깊은 차원이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생명은 문화, 교육, 경제, 정치, 예술, 스포츠, 법률 등등과도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종교는 깊이의 차원이며 궁극적 관심이다. 그렇게 볼 때에 인간 생명의 그 영혼의 깊이에는 하나님의 실재가 있고, 인간의 깊은 중심 속에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다. 이것이 영성의 핵심이다. 이 하나님의 형상이 깨어졌는데 그것의 회복을 바로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이루신다. 비로서 이 형상이 회복이 될 때에 인간은 초월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 안에 정신적, 물질적, 영적 차원이 있다. 이래서 인간은 다차원적인 존재이고, 이 차원은 통일되어 있다. 마치 정교한 기계가 서로 맞물려서 돌아가듯이 인간에게 정신적, 물질적, 영적 차원이 하나로 통일되어 동심원적으로 존재한다. 이 다차원적인 존재가 통일되게 하는 에너지가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이것은 신비한 우주적 에너지이고,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영적 에너지이다. 이 사랑이 인간 영성의 최고이다. 인간이 사랑의 공동체을 이루어갈 때마다 하나님의 현존을 실감나게 체험하는 것이다. 이 사랑으로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회복되었다는 뜻이고, 참된 자기 존재의 근원을 찾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런 존재가 건강한 것이고, 성숙한 것이다.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 기독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