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
종려주일은 고난 주간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이 날에 예수님은 어린 나귀새끼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십니다. 그 입성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역설적인 행동(paradoxical behavior)으로 세상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선포 행동입니다. 그날은 명절이 가까운 날이었고,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오신다는 소식에 큰 군중이 되어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군중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요한복음 12:13b절)라고 환호했습니다. 이것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을 맞는 환영의 행위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것은 전쟁의 승리자에게 영광을 돌리는 행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타신 나귀 새끼는 승리한 개선장군의 영광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말과 전차를 타고 개선하는 제국의 장군들의 모습과 대비됩니다. 뿐만 아니라 명절의 축제와 큰 무리의 환호성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의 목적인 십자가의 죽음과 대비됩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하나의 은유 행위(metaphorical action)로서 십자가의 길이 어떤 삶의 질서를 여는 길인지를 알려 줍니다.
그리고 나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그 주님의 십자가의 순종은 오늘 우리에게 구원받은 삶의 길을 가르쳐 줍니다.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빌립보서 2:5절)라고 권면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신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순종의 삶은 하나님의 신분을 내려놓고 사람의 몸으로 종의 신분으로 오시고, 우리와 함께 되시고, 우리에게 참된 삶을 열어 주시기 위하여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은 오늘 우리에게 구원받은 삶이 어떤 삶인지를, 곧 사람으로서 참되고 마땅하게 사는 삶이 어떤 삶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2천년 전에 골고다에서 죽으신 예수님은 하나님께 복종하시되 죽기까지 복종하신 삶이 우리로 예수님을 우리의 주님으로 고백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주님의 십자가의 삶을 따를 때, 우리는 구원의 삶을 누리는 복된 성도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 복된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